스위치는 본래 있는 듯 없는 듯 존재하는 것이었습니다. 벽 속에 파묻혀 손끝이 닿을 때만 존재를 드러내고, 그 외의 시간에는 벽지와 구분되지 않는 무늬 하나로 조용히 자리를 지킵니다. 벽에 붙어 있고, 필요할 때 손으로 한 번 누른 뒤에는 존재를 거의 의식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평범한 스위치를 스마트폰으로 조작하고 싶어지는 순간부터 이야기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기존 전등을 뜯거나 배선을 바꾸지 않고도 스마트홈으로 만들 수 있는 IoT 스마트 스위치, 흔히 스위치봇이나 푸시봇이라고 부르는 제품들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버튼 옆에 작은 기기를 붙여두면 안쪽의 모터가 사람의 손가락 대신 스위치를 눌러주는 방식입니다.
처음에는 기능만 비교했습니다. 앱에서 잘 작동하는지, 자동화가 가능한지, 별도의 허브가 필요한지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미니빅, 라맥스, 헤이홈 제품을 계속 보다 보니 제게는 다른 기준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어차피 밖으로 튀어나와 있어야 하는 물건이라면, 매일 봐도 거슬리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
결국 지금 제 마음은 미니빅 푸시미니+ 쪽으로 조금 더 기울어 있습니다.
먼저, 이번에 비교한 IoT 스마트 스위치는 무엇이 다를까
라맥스에는 매립형 스마트 스위치도 따로 판매되고 있지만, 이번 비교는 배선 공사를 하지 않고 기존 버튼에 부착해 사용하는 제품끼리 맞췄습니다.
미니빅 푸시미니+, 라맥스 IoT 스마트 미니 스위치 RSA-021W, 헤이홈 스마트 푸시봇입니다.
세 제품 모두 기존 버튼을 사람 대신 물리적으로 눌러주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전등뿐 아니라 커피머신, PC 전원 버튼처럼 누름식 버튼이 있는 다양한 기기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라맥스의 RSA-021W 역시 판매 페이지에서 푸시 모드와 스위치 모드 설정 방법을 별도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글을 작성하는 현재 판매 가격을 보면 미니빅 푸시미니+는 32,800원, 라맥스 IoT 스마트 미니 스위치는 27,000원, 헤이홈 스마트 푸시봇은 34,900원입니다. 미니빅은 허브미니+를 34,900원에, 헤이홈은 스마트 허브 Pro를 29,900원에 별도로 판매하고 있어 원격 제어나 자동화 범위를 넓힐 생각이라면 스위치 가격만이 아니라 전체 구성 비용도 함께 살펴보는 편이 좋습니다.
라맥스|가격과 Wi-Fi 연결 방식이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라맥스를 살펴보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가격이었습니다.
현재 IoT 스마트 미니 스위치 RSA-021W는 27,000원으로 세 제품 중 가장 낮은 가격대입니다. 라맥스는 IoT 제품을 자체 RAMAX W IoT 앱에 등록해 사용하며, 자사 IoT 제품 안내에서도 2.4GHz Wi-Fi를 기반으로 한 연결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홈을 처음 시작하는 입장에서 허브 하나를 더 놓는 일이 생각보다 신경 쓰일 수 있습니다. 콘센트를 하나 더 써야 하고, 작은 기기라도 어딘가에는 자리를 마련해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스위치 하나만 간단하게 스마트하게 만들고 싶다면 라맥스의 방식은 꽤 실용적으로 느껴집니다.
또 RSA-021W는 단순히 한 번 누르는 동작뿐 아니라 푸시 모드와 스위치 모드 설정 방법도 제공하고 있어, 설치하려는 버튼의 형태에 맞춰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습니다.
다만 저는 여기서 한 번 더 제품 사진을 오래 보게 됐습니다.
기능과 가격은 마음에 드는데, 제가 설치하려는 위치에서는 제품이 눈에 꽤 잘 띌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헤이홈|이미 헤이홈을 쓰고 있다면 가장 자연스러운 선택
헤이홈 스마트 푸시봇은 조금 다른 이유로 고민했습니다.
저는 이미 헤이홈 스마트 멀티탭을 사용하고 있어서 새로운 브랜드의 앱을 하나 더 늘리지 않고 기존에 사용하는 스마트홈 환경 안에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 분명 매력적이었습니다.
현재 스마트 푸시봇 가격은 34,900원이고, 스마트 허브 Pro는 29,900원입니다. 공식몰에서는 푸시봇과 허브 Pro를 함께 구성한 세트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홈 제품이 하나둘 늘어나면 처음에는 별것 아니었던 앱의 개수도 조금씩 신경 쓰이기 시작합니다.
조명은 이 앱, 멀티탭은 저 앱, 커튼은 또 다른 앱을 열어야 한다면 ‘스마트’라는 말과 달리 오히려 손이 더 많이 가는 순간도 생깁니다.
그런 점에서 이미 헤이홈 센서나 멀티탭, 조명 등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같은 생태계 안에서 푸시봇을 추가하는 방식이 가장 편할 수 있습니다.
실제 헤이홈 공식 후기에서도 정해진 시간에 전등을 켜거나 PC 전원 버튼을 원격으로 누르는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는 사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이 점 때문에 헤이홈을 마지막까지 후보에서 빼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계속 눈이 가는 건 미니빅이었습니다
세 제품을 비교하면서 기능표만 봤다면 다른 결론이 나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라맥스는 가격이 좋았고, 헤이홈은 제가 이미 사용하고 있는 IoT 환경과 연결하기 편했습니다.
그런데 스마트 스위치는 스마트 플러그처럼 가구 뒤에 숨겨놓는 제품이 아닙니다.
전등 스위치 옆이나 가전제품 버튼 바로 옆에 붙어 있고, 한번 설치하면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밤에 불을 끌 때까지 계속 눈에 들어옵니다.
바로 그 지점에서 미니빅 푸시미니+의 디자인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작고 단순한 형태에 모서리가 부드럽게 정리되어 있고, 버튼을 대신 누르는 기계라는 느낌을 지나치게 드러내지 않습니다.
미니빅 공식몰에서 푸시미니+는 현재 32,800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7천 건이 넘는 구매 후기가 쌓여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 브라켓과 실리콘 케이스 같은 부속품도 별도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가격만 보면 라맥스보다 조금 비쌉니다.
원격 사용 환경에 따라 허브까지 구성한다면 처음 들어가는 비용 역시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제품을 고를 때 몇 천 원의 가격 차이보다 설치하고 난 뒤의 모습이 더 오래 남을 것 같았습니다.
IoT 제품인데 디자인까지 따져야 할까
예전이라면 저도 기능만 잘 작동하면 된다고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집 안에 IoT 제품이 하나씩 늘어나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홈카메라, 스마트 스피커, 센서, 멀티탭, 전동커튼처럼 스마트홈을 구성하는 기기들은 생활을 편하게 해주는 동시에 하나의 물건으로 공간 안에 남습니다.
특히 푸시봇처럼 기존 물건 위에 나중에 덧붙이는 제품은 원래 없던 형태가 새롭게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작은 차이가 더 크게 보입니다.
벽은 평평한데 스위치 옆으로 조그만 기계가 하나 튀어나와 있습니다.
작은 차이인데 한번 눈에 들어오면 계속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차라리 그 존재를 완전히 숨길 수 없다면 보였을 때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스마트홈이 편리함을 얻는 대신 집 안을 기계로 가득 채우는 일일 필요는 없으니까요.
설치 전에 디자인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도 있습니다
물론 예쁜 것만 보고 선택할 수는 없습니다.
부착형 IoT 스마트 스위치는 설치하려는 버튼과 제품의 물리적인 궁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먼저 스위치 주변에 제품을 붙일 충분한 공간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버튼이 너무 안쪽에 있거나 주변 프레임이 튀어나와 있으면 작은 로봇 암이 버튼의 정확한 위치를 누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버튼을 한 번 눌러 켜고 다시 눌러 끄는 방식인지, 눌렀다가 다시 당겨줘야 하는 스위치인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접착식 제품은 설치하는 벽이나 가전 표면의 먼지와 유분을 제거한 뒤 완전히 마른 상태에서 부착하는 편이 좋습니다.
헤이홈 역시 푸시봇용 커넥트 키트와 터치 커넥트를 별도로 제공하고 있어, 사용하는 버튼의 구조에 따라 필요한 부속품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국 IoT 스마트 스위치를 고르는 첫 번째 기준은 ‘예쁜가’가 아니라 내가 누르려는 버튼에 제대로 설치할 수 있는가입니다.
그 조건을 통과한 다음부터 디자인과 가격, 연결 방식을 비교하는 것이 맞습니다.
미니빅 vs 라맥스 vs 헤이홈, 누구에게 무엇이 맞을까
세 제품을 계속 비교해보니 하나를 무조건 ‘최고’라고 정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가격과 간단한 구성이 중요하다면 라맥스, 이미 헤이홈 제품을 여러 개 사용하고 있어 하나의 스마트홈 환경으로 묶고 싶다면 헤이홈, 그리고 저처럼 벽이나 가전 밖으로 드러나는 기기의 디자인이 오래 신경 쓰이는 사람이라면 미니빅이 눈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에게는 마지막 조건이 생각보다 중요했습니다.
스마트홈 기기는 처음 설치한 며칠 동안만 사용하는 물건이 아니라 잘만 작동하면 몇 년씩 같은 자리에 남아 있습니다.
기능은 앱을 열었을 때 몇 초 동안 확인하지만 제품의 모습은 그보다 훨씬 오래 바라보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현재 미니빅 푸시미니+를 최종 선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가장 저렴해서도 아니고, 기능표에 항목이 가장 많아서도 아닙니다.
밖으로 튀어나올 수밖에 없는 물건이라면, 그 모습이 조금이라도 덜 거슬리는 쪽을 고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편리함이 눈에 덜 띄는 쪽으로
스마트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을 때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휴대폰으로 커튼을 열고, 정해진 시간이 되면 조명이 켜지고, 외출한 뒤에도 멀티탭의 전원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그런데 기기가 하나둘 늘어난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기능을 더하는 것만큼 그 기능이 집 안에서 얼마나 조용하게 존재하는지도 중요해졌습니다.
아마 그래서 이번에는 미니빅 쪽으로 마음이 가는 것 같습니다.
스위치 옆에 무언가를 하나 더 붙여야 한다면 가능한 한 작은 것, 오래 보아도 싫증 나지 않는 것, 그리고 필요할 때만 제 역할을 드러내는 것.
기술이 집 안으로 들어오는 가장 좋은 모습은 어쩌면 이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편리함은 늘어나지만, 그 편리함을 만드는 기계는 점점 눈에 띄지 않는 것.
제가 IoT 스마트 스위치 세 가지를 비교하고 마지막에 디자인을 선택 기준으로 남겨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